Wednesday, 6 October 2010

Onegin_ballet




5th Oct in Royal Opera House

Onegin 는 여느 발레와 다르다.

극의 전개가 상당히 빠르고 드라마틱한 요소가 지배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발레리노를 위한 발레다.
Onegin 자체가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발레는 몸동작만으로 인물의 감정과 극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오네긴 같은 경우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귀가 즐겁지만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지배적인 요소는 바로 박력있는 무용수들의 동작이다.
물론 애절한 구애의 몸짓과 화려한 왈츠씬의 웅장한 군무 그리고 감미로운 선율을 타고 흐르는 연인을 향한 독무도 있으나
여인의 구애에 대한 단호한 거절의 몸짓과 극적인 두남자의 결투씬 그리고 후회와 절망에 휩싸인 오네긴의 용서와 사랑을 구하는
마지막 몸짓은 단연 압도적이다.
불행히 그의 간청은 거절당하지만 그를 거절한 여인의 안타까움도 느껴져 더욱 비극적으로 다가왔다.
The first love, No second Chance.

극중 오네긴을 맡은 발레리노만이 유일하게 검은색 옷을 입고 무용을 한다.
오만하고 질투심 강하며 복잡한 성격의 인물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무용복이라고 생각한다.
실은 이 모든 비극의 요인은 오네긴 자신에게 있다.
촌여인의 순수하고 애틋한 구애의 편지를 무정하게 여인 눈앞에서 찢어버려놓고는
훗날 귀부인이 된 그녀와 재회하여 자신의 잘못을 구하고 다시 사랑을 찾고자 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했으니깐 말이다.
이미 마음의 상처를 입고 다른 남자의 여인이 된 여자에게 다시 돌아와달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극중 오네긴이 타이나나의 편지를 찢고 다른 여인과 춤을 추는 연유는 정확하게 설명되지 않았지만
나는 알 거 같다. 그는 그녀가 그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으니깐. 신분상 성격상 다른 사람이니깐 말이다.
사랑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가 순수한 여인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선은
일말의 희망조차 없을만큼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이다.
사회의 질타와 사람들의 비웃음 그리고 잃어버릴 순수함으로 부터 그녀를 보호한 것일지도.

그리고 이 날 런던에서 만난 시보와 봐서 더 기억에 남을 거 같다.
만나지 얼마 안되어서 많이 친해지고 우리집에서 무려 1주일이나 기거하면서 지낸 시간이 있어서인지
그녀가 갑자기 런던을 떠난다니 많이 서운했다.
여전히 오늘도 높은 하이힐을 신고 나타나거 깔깔거리는 모습이 앞으로 많이 그리울거 같다.
물론 하이힐은 신고도 무척이나 잘 걷는 sibo 지만 나는 그녀의 미래를 향한 길 위에서 그렇게 잘 걸어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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