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25 September 2010

full moon


당신이 보낸 달은 잘 받아보았습니다.
달은 무사히 흠집 없이 잘 도착했습니다.
당신을 향한 나의 마음처럼 그렇게 가득히 부푼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질 수도 없고 집에 가져갈 수도 없기에
그렇게 오래도록 서서 눈에 담고 가슴에 담았습니다.
그러다가 눈이 시리고 가슴이 아려서
눈을 감고 마음을 다하여 어리석은 소망하나를 달 귀퉁 어디쯤에 적어둘까 하다가
내 마음 한 켠에 담기로 했습니다.
우리달은 영원히 눈부시게 있어주는 편이
당신의 수고로움을 나의 막연함을 덜어주는 것이겠지요.

달은 잘 받아보았어요. 그리고 고이 당신에게 다시 돌려보내요.
당신도 그래주세요.

2 comments:

Oldman said...

달도 이렇게 서로 주고 받는 분들이 계신지 몰랐습니다. ^^

지나다 들렀는데 영국에 사시는 모양입니다. 반갑습니다!

Black Owl said...

하하 반가워요. 달을 주고 받는다는 뭐 제 상상속 일이예요.
누군가 방문하기를 기대하지 않고 만든 블로그라 일기 삼아 쓰고 있는데..댓글을 누군가 달아주시니 이 또한 괜찮네요.
네, 저 런던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